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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3일, 라파엘센터에서 ‘한성구 교수의 그림이야기’가 ‘아픈 화가’를 주제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강의는 화가들이 앓았던 다양한 질환이 작품 속에 어떻게 투영되어 있는지 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프란시스코 고야’의 자폐증 성향이 드러나는 블랙페인팅을 시작으로, 피부와 내장조직이 굳어가는 진행성전신성경화증(공피증)으로 고통 받았던 ‘파울 클레’가 작품에 표현한 육체적 고통과 심리적 어려움도 엿봤습니다. 또, 풍부한 색채로 프랑스 인상주의를 이끌었던 ‘오귀스트 르누아르’ 역시 말년에 손가락이 마비되는 류마티스 관절염에 시달리며 팔에 붓을 묶어 거칠게 그려낸 그림들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망막질환을 앓았던 ‘에드가 드가’와 ‘에드바르트 뭉크’, 백내장이 있었던 ‘클로드 모네’ 등 화가의 눈 질환이 작품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며, 시력을 잃어갈 때에 색감과 붓질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도 감상했습니다. 이 밖에도 알츠하이머에 걸린 자신의 자화상을 기록했던 ‘윌리엄 어터몰렌’과 일흔이 넘은 나이에 십이지장암 수술을 받은 후 전신이 쇠약해져 더 이상 그림을 그릴 수 없었던 ‘앙리 마티스’가 종이를 오려 붙여 만든 작품들까지 화가들이 자신의 괴로움을 작품 안에 어떻게 치환하고 있는지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수강생은 “힘든 상황에서도 화가가 붓을 손에서 놓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정말 재미있게 들었습니다”라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다음 강의는 7월 8일, ‘싸움’을 주제로 계속됩니다.

*강의신청 및 문의: 02-744-75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