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개소한 ‘라파엘나눔 홈리스 클리닉’이 올해 3월로 개소한 지 1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노숙인을 위한 무료진료소 사업을 시작 할 때만 해도 걱정과 우려의 시선이 많았습니다. 명동에 작은 텐트를 두 동을 마련하여 진료를 시작했을 때도 노숙인 진료는 단기 프로젝트로 끝날 거라고 속단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라파엘나눔은 거리로 내몰려 갈 곳 없는 이들의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를 필요로 하는 이웃들에게 대가 없는 의료를 나누겠다”는 라파엘의 신념을 다시금 새기며 묵묵히 진료를 이어갔습니다.
그 결과, 첫 두 동으로 시작했던 작은 진료소는 운동장 절반을 차지할 만큼 넓어졌고, 처음 13명의 환자로 시작했던 진료는 이제 매주 약 120명의 환자가 찾을 정도로 많이 알려졌습니다.
홈리스 클리닉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라파엘나눔이 가고자 하는 길로 갈 수 있게 도움을 주시고 함께 해주신 많은 분들이 있어서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저희는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바로 라파엘나눔 홈리스 클리닉에 [치과]를 개설하는 일입니다. 대다수의 노숙인들은 불균형적인 영양섭취와 불규칙적인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고, 일정한 거주지가 없는 탓에 치아 관리에 소홀하여 치아 건강이 매우 좋지 않습니다. 일반적인 치아질환과 잇몸질환뿐 아니라, 치아결손이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에 라파엘나눔은 홈리스 클리닉에 치과를 개설하기 위하여 오래전부터 논의를 거듭한 결과, 5월 15일, 첫 라파엘 치과 운영위원회의 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이날 회의는 첫 치과진료가 시작될 공간을 둘러보고 좀 더 구체적인 논의를 하기 위하여 명동성당 내의 라파엘나눔 홈리스 클리닉 진료소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김중수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이병화 치과 선생님 외 두 분께서 홈리스 클리닉을 방문하여 안규리 라파엘나눔 상임이사, 박만섭 본부장과 함께 치과 개설을 위한 논의를 하였습니다.
첫 논의 결과, △선제적으로 마스크를 벗고 진료를 할 수 밖에 없는 치과 진료 특성상, 코로나로부터 봉사자를 보호할 필요성과 이를 위해서 정기적인 진료소 소독이 필요 △단순한 진료에서 더 나은 진료 수준을 확보한 후, 치료가 시급한 환자에게 진료 시행 △치과 진료에 필요한 전문 인력(치과위생사) 채용 등이 주요 내용으로 나왔습니다.
특히 치과 진료를 담당할 치과위생사 채용은 진료 시작 전 선결 문제로 논의되었으며, 이를 위해서 주요 채용플랫폼과 서울시 치과위생사협회 등에 공고를 내는 것으로 결정하였습니다.
이후 두 번째 치과 운영위원회가 6월 2일에 진행되었습니다. 이날 회의는 온라인 회의로 진행되어 지난 번보다 좀 더 많은 분들이 회의에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회의의 주된 논의 내용으로는 △라파엘 치과 진료 범위 설정의 필요 △환자 확보 및 이동방법 논의 △치과위생사 채용 △치과 봉사자 확보 등이 있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치과 진료 범위 설정과 관련해서 3개월 동안 시범진료를 통해 진료 범위를 확정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으며, 치과 봉사자 관련해서는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가톨릭학생회와 지도 교수인 서병무 교수께 요청드리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라파엘나눔 홈리스 클리닉 치과 개설의 킥오프 워크샵 일정을 6월 25일 토요일 오후로 확정하는 것으로 회의를 마무리 하였습니다.
그리고 6월 15일, 킥오프 워크샵 전 마지막 3차 회의에서는 구체적인 치과 세팅 계획안이 마련되어 이와 관련한 세부 논의가 있었습니다.
라파엘 치과는 홈리스 클리닉의 가장 안쪽 텐트인 A동 텐트의 1번 자리에서 진료를 하는 것으로 하였습니다. 고가의 치과 장비 구입에 어려움이 있어 원래는 해외 진료용 이동진료 장비를 사용하려고 했으나, 대치2동성당 교우분들과 함께 라파엘나눔 홈리스 클리닉 봉사에 일반봉사자로 참여했던 최재호 밀레니엄치과 원장님께서 기존에 사용하시던 치과 유닛체어 3대와 기구들을 기증해 주셔서 보다 좋은 진료 환경이 마련되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위원회에서는 기구 세팅과 관련해 평탄화 데크 설치, 배수통과 폐수통 세팅 등에 대해 세밀한 논의를 하였습니다.
이밖의 논의 내용으로는 △치과위생사 채용 현황 및 업무내용 △기타 진료 필요물품 △킥오프 워크샵 진행 등이 있었습니다.
6월 25일 라파엘센터에서 진행되는 라파엘나눔 치과 진료 킥오프 워크샵은 허석훈 라파엘 지도신부님의 미사를 시작으로 △인사말과 축사 △라파엘 소개 △라파엘 치과 발자취 돌아보기 △운영위원 소개 △기념 사진 촬영 등의 순서로 진행되며 사업검토 및 Q&A를 끝으로 마무리됩니다.
킥오프 워크샵에서 논의된 내용을 추가적으로 보완하여, 7월 10일에는 라파엘 치과 개소식 및 첫 진료가 라파엘나눔 홈리스 클리닉 텐트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라파엘나눔의 치과 개설을 위해 소중한 시간을 내 주신 김중수 교수님 및 치과 운영위원회 위원들께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치과 장비를 기증해주신 최재호 원장님을 비롯하여 홈리스 클리닉을 후원해주신 많은 분들과 무더운 날씨 속에도 묵묵히 땀흘리며 꾸준히 봉사에 참여해주시는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마지막 준비과정까지 성실히 준비하여 치과 개소 및 진료를 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