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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사설
2021-06-20[제3250호, 23면]
이용자들이 빽빽이 들어찬 곳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하지만 밀접접촉자 분류는 최초 확진자가 발생한지 만 하루 이상 지나서야 진행됐다. 이 밀접접촉자들은 다시 이틀가량 지난 뒤에야 격리시설로 이송됐다. 최근 한 노숙인 복지시설에서 발생한 상황이다.
팬데믹 사태가 길어지면서 노숙인 등 사회적으로 소외된 취약 계층들이 더욱더 소외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의료 지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때, 서울 명동 도심 한가운데에 노숙인을 위한 무료 진료소인 ‘라파엘나눔 홈리스 클리닉’이 차려져 반가울 따름이다.
이 홈리스 클리닉은 수많은 개인과 여러 기업들이 십시일반 보탠 후원금으로 설립, 운영돼 의미를 더한다. 특히 그 열매는 작은 ‘관심’이라는 씨앗에서 키워져 더욱 갚진 메시지를 전한다.
라파엘나눔 이사장은 한 노숙인이 “누군가와 얘기하고 돌봄을 받을 수 있는 게 좋았다”고 한 말을 기억하며, 노숙인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 관심은 같은 관심을 가진 이들을 모아들였고, 함께하는 힘은 단순 의약품 지원을 넘어서 텐트를 치고 진료하는 여정을 거쳐 정식 진료소 개소라는 열매를 맺게 했다.
어려운 때일수록 빈곤계층을 위한 사회안전망은 더욱 탄탄하게 운영돼야 한다. 그리스도인들은 이 안전망에서조차 소외된 이들도 찾아 그들의 손을 잡고 전인적 돌봄을 아낌없이 제공해왔다. 모두가 어렵다고 말하는 시기, 가장 무서운 것은 감염병이 아닌 무관심일 수 있다.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첫걸음은 바로 개개인의 작은 관심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다시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