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서울대교구, 성북동에 새 진료소 무상 임대
‘이주노동자의 복도 진료소’ 라파엘 클리닉이 서울 성북구 성북동(성북동 창경궁로 43길 7)에 새 둥지를 마련했다. 1997년 4월부터 매주 일요일마다 거르지 않고 진료를 이어온 지 17년 만에 첫 독립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라파엘 클리닉은 그동안 자체 건물 없이 혜화동 성당 백동관, 가톨릭대학교 성신관, 동성고등학교 강당 등 타 기관의 공간을 이용해왔다. 때문에 사무국과 진료소 등이 각기 흩어져 통합적인 운영이 어려웠다.
이런 사정을 전해들은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새 진료소 건물을 무상임대하고 봉사자와 후원자들의 정성을 보태 의료기기, 음향시설 등을 채워 넣었다. 이주노동자와 결혼이민자 여성이 주요 구성원으로 자리 잡은 성북구도 이들을 위한 효율적인 건강관리를 위해 지원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지하 1층~지상 5층에 연면적 1177㎡(약 356평) 규모이며 지하 1층~3층은 치과와 산부인과를 비롯한 각종 진료실과 검사실을 갖췄다.
또한, 지하 강당과 1층에는 이주노동자, 다문화가족, 지역주민들이 서로의 문화를 경험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문화공간을 마련했다.
5층에는 생전 라파엘 클리닉에 특별한 애정을 갖고 이주노동자들의 삶을 애틋하게 살폈던 故 김수환 추기경을 기리는 특별한 공간도 마련했다.
라파엘 클리닉은 24일 17년간의 결실을 축하하고 인간존중과 생명보호에 지속적으로 앞장설 수 있도록 소원하는 ‘라파엘센터 축복식’을 염주성 추기경의 주례로 거행할 예정이다.
한 관계자는 “성북구는 지역내에 39개의 대사관저와 8개의 대학이 있어 외교 관계자나 유학생 등 많은 외국인이 거주하는 세계화 도시”라며 “진료뿐만 아니라 교육과 문화 교류의 장으로 변신한 라파엘 클리닉의 성북동 시대가 불러올 시너지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민일보 | 2014.05.22 서예진 기자